논평㈜효성의 분할계획 안건, 내용과 형식 모두 문제점 드러내

작성일시: 작성일2018-04-11   

㈜효성의 4개 분할자회사, 문제 있는 ㈜효성의 정관 옮겨왔는데도 거래소는 적격 판단?

‘분할계획 승인의 건’ 하나로 안건 상정될 경우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반대 어려워


1. ㈜효성은 4월 27일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6월 1일 지주회사 효성(존속회사)과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각각 가칭) 등 사업자회사로 분할할 예정이다. 그런데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가 ㈜효성의 주주총회소집공고 및 증권신고서 등을 확인해 본 결과, 분할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먼저, ㈜효성에서 분할되는 4개의 사업자회사의 정관에는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효성의 정관 내용을 고스란히 옮겨왔다. 현재 ㈜효성의 정관에는 주주만이 다른 주주를 대리하여 주주총회에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정관 제22조), 집중투표를 배제하도록 하고 있으며(정관 제24조 제3항), 상법 제399조에 따른 이사의 책임을 최근 1년간 보수액의 6배(사외이사는 3배)의 범위 내에서 하도록 제한하고 있다(정관 제29조의2). 이러한 내용은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고 이사들의 책임경영을 어렵게 하는 독소조항으로 분류된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지침에서 집중투표를 배제하는 정관변경안에 반대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사의 책임제한 규정은 주주가치 제고에 반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총수일가의 형사재판과 각종 지배구조상의 문제점을 드러낸 효성이, 회사분할을 하면서 신설회사들에 이런 정관의 내용을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결국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미흡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3. 한국거래소가 ㈜효성 신설자회사의 문제 있는 정관 내용에도 불구하고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점도 의문이다. 효성은 지난 1월 3일 인적분할 후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밝혔고, 한국거래소는 숙고 끝에 3월 14일 ㈜효성의 주권 분할재상장예비심사 결과 상장규정에 따른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재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거래소는 적격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신청회사의 기업지배구조 및 내부통제제도 개선사항 및 추가 개선계획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재발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회사 구성의 기본 요소인 ‘정관’에 주주의 정당한 권리를 제한하여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내용이 상당수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다. 이는 상장예비심사를 심도 있게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며, 결국 한국거래소의 판단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 한편, 정관의 내용도 문제지만 이런 문제점을 주주총회를 통해 수정·보완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효성의 경우 ‘분할계획서 승인’ 단 한건만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설회사의 정관 중 일부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분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제기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 상법은 분할계획서를 승인하도록 포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안건으로 분할계획을 승인하라고 강제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실제 분할계획서를 승인하면 분할뿐만 아니라 분할신설회사의 임원과 정관까지 일괄 승인되는 것이 현실이다. 예컨대, 국민연금은 이사의 책임감경을 위한 정관변경안에 일괄적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으나, 대한항공 분할 건과 BGF리테일 분할 건 등에서 신설정관에 이러한 내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회사 분할시 ‘분할계획서 승인’ 단 하나의 안건만 상정할 경우 주주들의 문제제기를 어렵게 하고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분할계획서를 각각의 안건, 즉 분할비율 등 분할 자체에 대한 안건과 임원 선임에 관한 안건, 정관변경에 관한 안건 등으로 구분하여 상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금융당국은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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